부동산에 발목 잡힌 증권업계, 4분기 실적 '적자 늪'…올해는 바닥 찍나

[초점] 시간:2024-03-28 19:57:24 출처:슬롯 가공 작성자:지식 클릭하다:143次

부동산에 발목 잡힌 증권업계, 4분기 실적 '적자 늪'…올해는 바닥 찍나

10대 증권사 중 6곳 순손실…미래에셋·한투·삼성 등 수천억원 충당금 적립
"밸류업 프로그램·금리 인하 수혜로 개선" vs "해외부동산 리스크 여전"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다수 국내 증권사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부동산 부실 확대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여파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올해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과 금리 인하를 힘입어 증권업계 실적이 대폭 개선되리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부동산 관련 추가 손실로 또 한 번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 등 10대 증권사가 지난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한 결과, 10곳 중 6곳이 4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은 연간 기준으로 발표됐으나, 앞서 공개된 3분기 누적 실적을 뺀 값으로 4분기 실적을 산정했다.

대형 증권사 중 다수가 4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순손실이 2529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그 뒤로는 △키움증권(-1892억원) △미래에셋증권(-1580억원) △신한투자증권(-1255억원) △한국투자증권(-258억원) △삼성증권(-71억원) 순이었다. 지난 분기 순이익을 낸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110억원) △NH투자증권(890억원) △KB증권(225억원) △대신증권(110억원)이었다.

증권사들의 순손실은 평가손실 증가와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서 "올해부터는 정당한 손실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며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지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공시에서 정확한 충당금 반영 내역이 적시되진 않았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태영건설을 포함한 부동산 PF 충당금이 약 1000억원대, 투자목적자산과 관련된 손실이 약 2000억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가 손상차손과 충당금을 2000억원, 삼성증권은 국내 부동산 PF 관련 비용을 2000억원가량 적립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키움증권은 4300억원가량의 영풍제지 미수금과 함께 국내 부동산PF 및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로 640억원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 또한 부동산 PF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3874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업계 전망은 의견이 갈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이미 일회성 비용과 부동산 평가손실이 상당 부분 반영됐고,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에 따라 올해는 부정적인 영향이 적으리라는 전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처럼 충당금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금리 인하 현실화를 생각하면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부담이 올해도 증권사 수익성을 끌어 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총액은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절반 이상의 펀드(4조6000억원)에 대해서 약 40%의 높은 평가손실률을 보였는데, 약 3조6000억원의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한 번도 인식하지 않아 추가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잠정집계 기준 지난해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5974억원)으로 메리츠증권(5900억원)이 그 뒤를 바짝 뒤따랐다. 그 뒤는 △NH투자증권(5564억원) △삼성증권(5480억원) △키움증권(4407억원) △KB증권(3880억원) △미래에셋증권(2980억원) △대신증권(1563억원) △신한증권(1009억원)이 이었다. 하나증권은 267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책임편집: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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